본문 바로가기

슬기로운 알바생활 시리즈

근로계약서 체크리스트

딸이 친구와 전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친구가 퇴근길에 전화를 했단다.

하도 속이 상해서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중간역에서 내렸다면서

 

직장생활이 왜 이렇게 힘들어?....” 하고는 흐느껴 울더라는 것이었다.

 

친구는 그렇게 울면서 한참동안 하소연을 토해내고서야, 다시 지하철을 타고 거주하는 원룸으로 갔다고 한다.

딸 친구가 당한 직장 이야기를 듣는데 내 딸이 겪은 것 마냥 마음이 너무 무거워 졌다.

 

노동시장과 근무환경이 너무도 빨리 바뀐 것 같았다.

세월 때문에 나도 이제 소위 꼰대가 되었고, 꼰대가 말하는 라떼 시절에는 취직 = 정규직은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그리고 취직도 쉽게 했는데 이제는 정규직이 50프로도 안 된다는 기사를 봤다.

평생직장은 없어진지 오래고 급변하는 시대에 노동시장도 처절하게 변해버린 것 같았다.

 

필자는 한번 들어가면 평생일 것 같았던 직장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명퇴나 조기퇴직을 한 친구들 또는 후배들이 소상공인으로 돌아왔다는 소식도 자주 접했다.

 

그들도 소상공인은 처음이라 아르바이트생들과 고용한 근로자들 속에서 겪은 고충들을 들려주는데 이 또한 필자를 깊은 생각 속에 빠지게 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소년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이 직접 마주하게 되는 현실의 냉정함, 그리고 고용주나 상사의 갑질, 부당한 노동요구, 임금체불, 해고 등은 이들이 생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어서 충격이 상당하리라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소상공인들이 아주 극소수 사례지만 전문적인 신고꾼들에게 당했다는 이야기들과 예전에는 상식처럼 여겨졌던 구두계약들이 소상공인들을 벌금전과자로 만들어버렸다는 하소연도 들었다.

 

대부분은 노동법 적용을 잘 모르거나 또는 처음 접해보는 사례들로 인해 서로 상처를 주고 또 그렇게 상처를 받는 것 같았다.

 

문제는 알바생들과 소상공인들이 노동법규의 적용을 잘 모름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하게 된 갈등이나 분쟁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가 소모한 비용이나 시간들이 또 얼마나 많았을지 짐작이 간다.

 

필자는 이러한 갈등과 분쟁을 어떻게 하면 사전에 예방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노동법 관련지식을 어떻게 제공하고 교육할지에 대해 고민을 해 보았다.

 

알바생과 소상공인들이 각자의 위치에 맞게 상식적으로 필요한 노동법의 기초 지식들을 제공하고, 그들이 궁금해 하는 노동법률 질문에 즉시 대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했었다.

 

그리고 24시간 자동으로 질문에 응답할 수 있는 노동법상담 챗봇을 기획했었지만 시간이 허락지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었다.

 

2년전 예고없이 찾아온 펜데믹은 우리의 삶에 많은 것을 변화시킨 것 같다.

 

필자 역시도 펜데믹 기간동안 많은 시간을 재택으로 일을 했다.

 

이 시기에 그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노동법률상담용 AI 챗봇을 개발 해보기로 했다.

 

노무사로 일하면서 모아둔 노동사례들과 질의회시들 그리고 최근 변경된 법규들을 분석하면서 데이터를 정리했었다.

 

그후 약 1년 동안 10만개 가량의 노무상담 데이터를 만들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이건 정말 중노동이었다.

 

전처리”...!!

 

....

 

....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은 전처리 작업이 얼마나 고단하고 힘든 단순노동인지는 잘 알 것이다.

어쨌든 이정도 데이터면 되겠지 싶어 일주일가량 훈련시켜서 프로그램을 돌려 보았다.

 

그런데 F1 결과는 정말 형편없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을 하기위해 컴공 전공인 아들에게 도움도 요청해보았고, 온라인으로 자연어 처리 강의도 들으면서 전체적인 코드를 수정도 해보았다.

 

그후 약 6개월동안 Doc2Vec,Word2Vec, Sequence to Sequence, Bert, Huggingface, Transformers, Gpt 등등 시중에 나온 거의 모든 방법들을 시도했었는데 결과는 시장에 출시하기도 민망한, 한마디로 챗봇 프로젝터는 실패였다.

 

특히 Gpt는 주로 작문용으로 쓰이다 보니 Gpt로 훈련한 모델에 필자가 질문을 하면 Gpt 스스로 답변문장을 만들어 내는데 그 결과로 경악한 적이 있었다.

 

Gpt로 받은 답변 중 ...

 

[필자 질문: 예비군훈련을 가게되어 하루 빠지는데, 그러면 주휴수당은 못받나?]

[Gpt : 예비군훈련을 가면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아마 훈련 데이터에 벌금이란 단어가 많이 포함된 것 같았다.)

 

법률상담이 소위 우리가 말하는 토씨하나 잘못되면 상황이 완전히 바뀌어 버리는 결과는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피상담인과 상담을 할 때는 대화 속에서 문제점을 찾아내서 법리에 맞게 분석을 하고 상황에 맞는 다양한 대응방법들을 가지고 피상담자에게 조언을 해야 하는데 아직은 챗봇이 법률상담을 하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았다.

 

우선 필자가 준비한 데이터로 챗봇을 훈련시키기에는 상담 데이터가 너무 적었다.

경험상 1000만개 정도면 결과가 좋게 나오리라 판단되었지만 혼자서 데이터양을 그 정도 가까이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 같았다.

 

만약 빅테크 같은 대기업에서 엄청나게 많은 상담사례로 법률 AI를 고도화로 훈련시켰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약한 개인이 만든 적은양의 데이터로 훈련시킨 챗봇으로 대중이 기대하는 양질의 답변이 나오도록 한다는 것은 아직은 무리인 것 같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런데 10만개 가량 데이터를 분류하다보니 특정한 패턴들을 찾게 되었다.

 

주휴수당상담, 근로계약상담 등에서 비슷하거나 유사한 질문이 반복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것들을 분류해서 카테고리별로 만들어보니 큰 카테고리에 속한 100여개의 질문으로 대부분의 상담내용과 결과(70프로 정도)들을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 근로계약서 상담의 경우 10개의 큰 카테고리에 카테고리별 약 10개정도의 질문으로 대부분 상담이 해결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하다보니 슬기로운 알바생활 시리즈책자와 안드로이드용 앱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 첫 번째 편으로 출간한 것이 근로계약서 체크리스트이고, 안드로이드용 앱은 Alba Playlist 근로계약서 체크리스트 이다.

조만간 주휴수당 체크리스트근로기준법 체크리스트등 후속 시리즈가 책과 앱으로 계속해서 나올 예정이다.

 

필자가 만든 앱과 책자가 크게 도움이 되어서 사회를 변화시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알바생활을 하는 초년생들에게 그리고 첫걸음을 내딛는 소상공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자체로도 너무 고맙겠다.

 

사회를 향해 첫 출발하는 사회초년생들 그리고 소상공인 초보들에게 무한 박수를 보낸다.

 

이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https://www.bookk.co.kr/book/view/133644

 

근로계약서 체크리스트

아르바이트생들과 소상공인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근로계약서를 잘못 작성하여 불이익을 당하거나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근로계약서 체크리스트를 참

www.bookk.co.kr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alba_playlist_cont.aab&hl=ko&gl=US 

 

근로계약서 체크리스트 - Google Play 앱

슬기로운 알바생활 시리즈 앱, 근로계약서 체크리스트 앱, 근로계약서 작성 가이드 앱

play.google.com

 

'슬기로운 알바생활 시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휴수당 체크리스트  (0) 2022.02.19